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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 김대중 평전

제목 : [276회] ‘민주’와 ‘화해’, 시대 가치로 이어져야

작성자: by 김삼웅

추천: 0건 조회: 22203 등록일: 201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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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A href="http://blog.ohmynews.com/kimsamwoong/324533">[276회] ‘민주’와 ‘화해’, 시대 가치로 이어져야</A></H2>
  <A href="http://blog.ohmynews.com/kimsamwoong/category/20519">후광 김대중 평전/[35장] 서거와 국장 그리고 추모</A> 2010/04/03 08:00 by 김삼웅    </DIV>
<DIV class=article>김대중 전대통령의 국장이 끝났다. 그는 이제 파란곡절의 삶을 접고 서울국립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었던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국장을 거쳐 같은 곳에 잠든 것은 운명의 불가측성과는 별개로, 우리 현대사의 갈등과 대립의 변증법적 마무리로 보아도 될 것 같다. 고인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남은 것은 그의 업적과 정책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유지를 잇는 일이다. 그동안 왜곡된 자료와 근거없는 내용으로 폄훼해온 사람들도 선하게 태어난 인간본성으로 돌아갔으면 싶다. 고인은 자신을 수장하려던 사람, 밧줄에 목을 걸려던 사람, 붉은 색깔을 칠하고 저주의 필탄을 퍼붓던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고 갔다. 그가 추구해온 가치를 요약하면 민주주의와 화해였다. 그는 마지막까지 이를 위해 애쓰다가 숨졌다. 박정희의 암살소식을 듣고 “그런 식으로 민주화를 이루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뒷날 그의 묘소에 참배했다. 전두환의 사형선고를 받고 “내 죽음을 마지막으로 절대 정치보복을 말라”고 최후진술을 남기고, 이를 실천했다.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그들을 풀어주었다. 화해와 용서는 남북관계에서도 나타났다. 외세가 가른 남북이 언제까지나 적대하면서 민족의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6ㆍ25전란을 지켜보며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그는 전쟁의 참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70년대초부터 가다듬어온 4대국보장론, 3단계 3원칙 통일론은 햇볕정책으로 발현되고 금강산 뱃길과 개성의 육로를 열었다. 나는 <후광 김대중평전>을 집필하면서 그의 무명시절, 1950년대의 <인물계>, <신태양>, <사상계> 등에 쓴 적잖은 글을 발굴했다. ‘좌경’의 흔적과 젊은 날의 사유의 편린을 찾기 위해서다. 놀랄정도로 그는 반공주의자였다. 공산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노동자들의 복지가 중요하다는 논지를 폈다. 독재권력, 정보정치의 소산이긴 하지만, 언론ㆍ지식인들의 책임도 크다. 정치지도자의 사상적 궤적을 알려면 무명시절의 행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 데도 그런 수고는 하지않고 정보기관이 생산한 자료에만 의존해온 것이다. 미국망명 시절 일부의 망명정부수립 제안을 배격한 것이나 한민통 창립무렵 ‘선민주 후통일’ 원칙을 제시하고 이를 반대한 인사들을 단호히 배제한 기록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에게 용공의 너울을 씌울 수 있는가, 우리 정치ㆍ지성풍토의 천박성을 다시 보게 되었다. 지역주의의 ‘생산자이며 수혜자’란 허물도 벗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역주의는 인구가 많은 지역의 정치인이 표를 결속시키기 위해 조장한다. 71년 대선 과정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는 데도 그 사람은 잘못된 사법제도의 피해자인 동시에 수혜자라고 말하겠는가?” (강준만 교수) 고인은 유고가 된 미발표 연설문에서 “북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은 관계정상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한국정부는 화해협력의 정신으로 북과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 묘지에도 꽃이 피듯이 그의 죽음으로 북한의 고위급 ‘특사 조의 방문단’ 이 영결식에 참석하고 이명박 대통령과도 만났다. 역사적으로 ‘조문외교’를 통해 얽힌 외교관계를 푼 사례도 적지않다. 6ㆍ15, 10ㆍ4선언의 정신을 살려 전쟁의 참화를 막고 평화통일의 길을 터야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고인이 생명을 걸고 지키려했던 제1의 가치였다. 우리는 4ㆍ19ㆍ부마ㆍ광주ㆍ6월항쟁 등 수많은 희생을 치루며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고인은 이명박정부가 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공화제를 짓밟은 ‘역주행’이 도를 넘었다고 분개하고, 서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와 했다. 정부의 정책전환이 요구된다.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추모 열기와 국제사회의 평가를 보면서 권력자가 어떤 기조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가를 새기게 된다. 고인의 유지인 ‘민주’ 와 ‘화해’ 정신이 시대가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주석 14) 주석 14) 김삼웅, <‘민주’와 ‘화해’, 시대가치로 이어져야>, <한겨레>, 2009년 8월 24일.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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